작은선물 2008. 11. 13. 17:02
조선시대 여염집의 가을을 볼 수 있는 곳이
여기 말고 어디 있을까?

살기는 양반집이 좋았을 지 몰라도
초가집 안마당이 어쩜 그리 아늑한지..

배터리 아슬 아슬해서 한 컷 찍고 끄고 다시 한 컷 찍고 끄고
자동 렌즈 마운트해서는 수동으로 바꾸기까지 했건만
결국 바로 바닥이 나 버렸다.




"도련님 대학 시험 잘 보게 해달라"는
어느 형수의 바램이 담긴 쪽지가 보였다.
"도련님, 서방님,아가씨" 이런 식으로 부르는 호칭 없애자는
여성운동 하는 분들도 계신 모양인데
남자들 어렸을 때 형수의 기억은 엄마 다음가는 포근한 기억이다. ^^


장승을 좋아한다.
토속신앙이니 종교적으로 우상이니 이런 것 떠나서
그냥 우리 것이라서 좋아한다.
나이들면 저절로 조선사람이 되는 모양이다. ㅎㅎ

왼쪽 큰 나무 뒤에 근처에서 일하는 아저씨가 숨어 있다.
아니
내가 숨겼다. ^^

카드 할인은 삼성쪽만 가능하고
그냥 구경만 하는 곳인데 15000원인가 하는 가격은 못 마땅하다.

하지만
은행나무들이 줄지어 있어도
중간 중간 회색칠을 한 가로등 비슷한 인공 구조물이 없는 곳이니
가벼운 가을 출사 정도는 적당하지 않을까.

양지바른 시골집 안마당이 자꾸 생각난다.
툇마루에서 가을볕을 받으면서 잠시 졸다 보면 구운몽이라도 꾸게 되지 않을까?